TV시청의 변화
20세기에 사회 초년생 시절을 보낸 필자의 경우 ‘TV시청’은 당연히 지상파방송이나 케이블방송과 같은 실시간방송의 시청을 의미했다.
하지만 인터넷 가입 가구 증가와 스마트TV 보급은 유튜브나 넷플릭스 그리고 삼성전자 TV플러스와 같은 TV 시청이 가능한 다양한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였고, 시청자들은 코로나 시기를 거치면서 TV의 스트리밍 컨텐츠 소비에 빠르게 익숙해졌다. 이러한 TV의 소비 패턴 변화로 인해 ‘TV시청 = 실시간방송 시청’이라는 20세기적 통념은 그 의미가 변하고 있다.
<그림1>은 미국의 TV내 실시간방송 시청과 스트리밍 컨텐츠(VOD 스트리밍 또는 라이브 스트리밍) 시청 시간의 연도별 추이인데, 통상적으로 이해하고 있듯이 실시간방송 시청률 하락으로 인해 실시간방송 시청 시간은 줄고 있지만 스트리밍 컨텐츠 시청 시간이 증가하면서 TV의 총 시청 시간은 최근 5년간 꾸준히 유지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국의 상황은 더 드라마틱하다.
일반적으로 마케팅에서 중요한 타겟은 2049세대인데 <그림2>와 <그림3>에서 보듯이 2024년도 기준 20대, 30대, 40대 연령층에서 TV에서의 스트리밍 컨텐츠 시청 시간이 전년대비 증가하여 점유율이 63%에 이르고 지상파 등의 실시간방송을 보는 비중은 37%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특히, 일반적으로 TV광고로는 도달하기 어렵다고 알려진 2029세대에서 스트리밍 컨텐츠 시청 시간의 증가로 인해 총 TV시청 시간이 전년 대비 증가했다는 점은 TV광고의 역할 확대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AOP(Audience over Program) 전략 – 프로그램 중심의 TV광고에서 오디언스 중심으로
이러한 TV시청 시간 비중 변화의 원인은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화된 TV용 컨텐츠 서비스의 등장 때문이다.
<그림4>에서와 같이 TV에서 시청이 가능한 국내 컨텐츠 서비스는 실시간방송(전통 TV방송), VOD 스트리밍 서비스,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 등의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각각의 유형별로도 다양한 서비스가 있고, 또한 각각의 서비스 내에도 여러 프로그램들이 존재한다.

이와 같은 TV에서의 컨텐츠 소비 패턴 변화는 TV광고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역사적으로 광고는 광고 소재를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 게재하는 것에서 시작했고 광고산업 역사 대부분의 기간을 그러한 방식으로 성장해 왔다. 그러다 보니 신문이나 잡지 등의 인쇄매체는 발행 부수가, 그리고 TV는 시청률이 광고 매체의 매체력의 기준으로 오랜 기간 인식되어 왔다.
그런데, TV에서 시청하는 컨텐츠가 수없이 많아져서 시청자의 시청 시간이 파편화된 오늘날엔, 각각의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의 점유율이 과거에 비해서 현저히 낮아진 것이다.
그로 인해 지상파방송 또는 케이블방송 주요 프로그램 중심으로 광고를 노출하는 방식처럼 일부 서비스 유형이나 주요 컨텐츠를 중심으로 한 전통적인 TV광고 전략으로는 TV 시청자들의 TV 시청 시간 전체를 입체적으로 공략하기 어렵게 되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오늘날의 변화된 TV 시청 패턴에 맞추어 효과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까?
필자는 이를 위해서는 TV광고 전략의 관점이 전환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통적인 프로그램 중심의 TV광고 전략으로는 기업이 원하는 잠재 고객의 시청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는데 한계가 있으니, 이제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시청자(Audience)를 중심으로 광고전략을 수립하는 방향으로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
필자는 이러한 TV광고 전략을 AOP(Audience over Program)전략이라고 부른다. 즉, 이제는 특정 장소(Program)에 광고 소재를 고정해서 게재해도 그 장소를 찾아오는 잠재 고객이 줄었으니, 장소를 고정하기보다 내가 원하는 잠재 고객이 나타나는 그 때, 그 장소에 광고가 보이도록 하자는 것이다.
아마 전통적인 TV광고에만 익숙한 독자라면 이러한 의견에 대해 ‘그게 어떻게 가능해?’라고 의심할 수도 있을 것이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2023년 기준으로 국내 TV의 75%이상이 스마트TV이고 높은 IPTV 가입율로 인해 대부분의 가구 내 TV가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다. 이처럼 인터넷에 연결된 TV에서는 TV광고도 디지털 방식으로 집행이 가능한데 이러한 TV광고를 CTV광고(Connected TV광고)라고 한다. CTV광고 방식에서는 시청자가 실시간방송을 보든, VOD 스트리밍 컨텐츠를 보든, 라이브 스트리밍 컨텐츠를 보든 시청하는 컨텐츠(Program)과 상관없이 내가 원하는 잠재 고객(Audience)이 보는 컨텐츠에 TV광고를 게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한, CTV광고는 디지털 방식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잠재 고객’도 디지털광고 수준으로 정교하게 타겟팅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경쟁사 제품 구매 이력이 있는 시청자를 타겟팅해서 TV광고를 게재할 수 있다.
TV광고의 르네상스 시대
어느 종류의 미디어 디바이스든 그 디바이스에서 소비할 수 있는 컨텐츠가 다양해지면 사용 시간이 증가한다. 스마트폰도 앱스토어의 앱이 다양화되고 스마트폰으로 소비할 수 있는 컨텐츠와 서비스가 늘어나면서 오늘날의 생필품으로 자리 잡게 되었고 그 결과 스마트폰 기반의 모바일광고가 광고산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다.
오늘날의 스마트TV는 과거 스마트폰 출시 초기의 상황과 비슷하다.
앞서 살펴본 바와같이 다양한 스트리밍 서비스가 출현하면서 스마트TV 보급률이 가파르게 상승 중이며 TV시청 시간도 다시 증가하기 시작했는데 이는 기업들에게 새로운 방식으로 TV광고를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TV 디바이스의 변화, TV의 컨텐츠 서비스의 변화 그리고 TV소비 패턴의 변화가 마케터들에게 TV광고의 르네상스 시대를 열어주고 있다.
- 정인준 모티브인텔리전스 CTV광고사업본부 이사
출처: KAA저널 2024년 겨울호 (https://www.kaa.or.kr/sub05/sub05_1_2_view.html?no=179)